<881>을 통해 게타이라는 싱가폴 고유의 대중문화를 소개했던 로이스톤 탄 감독은 <12 연화>를 통해 한 여인의 불행한 삶을 게타이와 엮어낸다. 화려한 의상, 집단 군무, 다양한 음악 등 뮤지컬 장르의 장점을 최대로 살리면서도, 현실과 환타지를 섞어놓은 로이스톤 특유의 재치발랄한 상상력으로 서구 뮤지컬 영화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싱가폴 게타이 영화를 탄생시켰다. 어린 소녀 리안화의 꿈은 게타이 가수가 되어 무대 위에서 12 lotus 를 부르는 것이다. 고통과 사랑이 같은 것이라고 외치는 그녀의 아버지는 12 lotus 의 심오한 의미를 네가 감히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냐고 리안화를 다그친다. 어른이 되면서 차차 그 의미를 깨닫게 되지 않겠냐던 천진한 리안화의 대답은, 사랑과 배신의 과정을 거치면서 참혹하게 붕괴되는 그녀의 운명에 대한 예언이 되고 만다. -옥미나(프로그램 코디네이터)